아기의 첫걸음은 부모에게 있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순간입니다.
하지만 주변 아이들보다 늦게 걷기 시작하면, 괜히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우리 아이만 느린 걸까?”, “발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걷기 발달표, 발달 검사 방법, 자가 진단법, 촉진 놀이법 등을 참고해 보세요.
첫걸음 시기별 유아 발달표
대부분의 아기들은 생후 9~12개월 사이 혼자 서기 시작하고, 12~18개월 사이에 걷기 시작합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동일한 속도로 발달하지 않기 때문에 18개월까지 걷지 않는다고 무조건 발달 지연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6~9개월 | 기기 시작, 가구 잡고 서기 |
9~12개월 | 가구 붙잡고 걷기 시도 |
12~15개월 | 몇 걸음 혼자 걷기 |
15~18개월 | 혼자서 걷기, 방향 전환 |
18개월 이후 | 계단 오르기, 빠른 걸음 |
18개월이 지나도 혼자 걷지 못한다면, 전문가의 상담이나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 걷기 훈련을 시작해야 할까?
걷기 훈련은 아기가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를 보일 때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놀이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걷기 촉진 놀이법을 활용하면 아이가 재미있게 배우면서 발달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걷기 발달 촉진 놀이법 5가지
- 가구 잡고 이동 놀이: 소파나 테이블 등을 이용해 스스로 걷는 흉내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장난감 밀기 놀이: 바퀴 달린 장난감을 밀면서 걷게 하는 방식은 균형 감각 발달에 효과적입니다.
- 바닥에 쿠션 장애물 설치: 쿠션, 베개 등으로 낮은 장애물을 설치하면 균형과 근육 발달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손잡고 걷기: 아기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게 해 주세요. 안정감을 느끼며 혼자 걷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 신나는 음악과 함께 걷기: 리듬감 있는 음악은 아이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발달 검사 K-DST란?
K-DST는 ‘Korean Developmental Screening Test for Infants and Children’의 줄임말로, 한국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입니다.
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공인 검사이며, 아기의 운동, 언어, 사회성, 인지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보건소 또는 소아과를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추가 정밀검사와 함께 발달센터 연계가 이뤄집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걷기나 말하기가 늦는다면 꼭 받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발달 지연과 지능 관계, 꼭 연결될까?
걷기 발달이 늦는다고 해서 반드시 지능 문제와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뇌성마비 등 특정 질환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달 속도를 따라잡습니다.
하지만 지능 발달과 운동 발달이 동시에 지연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특히 걷기, 말하기, 눈 맞춤 등의 발달이 함께 늦어질 경우 발달 장애(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집에서 가능한 발달 지연 자가 진단법
다음 항목을 통해 걷기 발달 지연 여부를 간단히 점검해 보세요:
- 12개월이 지나도 혼자 일어서지 못함
- 15개월이 지나도 가구 잡고 걷기 시도 없음
- 18개월이 지나도 전혀 걷지 않음
- 양쪽 팔다리의 움직임이 비대칭적임
- 걷기 시 한쪽 발만 끌거나, 중심을 잘 못 잡음
이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발달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발달 지연 시 적절한 치료 방법
발달 지연이 확인되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통해 어떤 영역에서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치료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습니다.
주요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물리치료 (Physical Therapy)
아이의 대근육 발달(예: 걷기, 균형 잡기, 앉기 등)을 자극하는 치료입니다. 전문 치료사가 아이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부족한 근력과 협응력을 길러줍니다. - 작업치료 (Occupational Therapy)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미세한 운동 능력(예: 손으로 물건 잡기, 식사 도구 사용 등)을 발달시키는 훈련입니다. 걷기 전 단계인 기기와 잡고 서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 감각통합치료 (SI Therapy)
몸의 균형과 움직임에 대한 감각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동에게 적용됩니다. 특히 걷기 시작 전 불안정한 자세나 넘어짐이 잦을 경우 효과적입니다. - 가정 내 연계활동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자극과 훈련입니다. 치료 센터에서의 훈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부모와 보호자가 함께 반복적으로 걷기 훈련을 도와야 합니다. - 심리상담 및 정서지지
부모의 불안도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심리상담을 통해 해소하고, 아이에게는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상들의 지혜로 보는 ‘걷기 발달’
우리 선조들은 아이의 성장을 자연의 이치로 보았습니다.
“때가 되면 다 걷는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아기의 속도에 맞춘 기다림의 미학이었습니다.
특히 전통 육아에서는 아이를 조급히 재촉하기보다 관찰하고, 기다리고, 자극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습니다.
또한 돌 무렵 아기의 첫걸음을 축하하는 ‘돌잡이’와 ‘첫걸음 제사’ 같은 전통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걷기의 의미를 단순한 신체 발달이 아닌 인생의 출발로 보았음을 보여줍니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이 부모와 조상의 축복 속에 있다는 믿음은 지금 우리에게도 위로가 됩니다.
🐾 첫걸음 제사란?
첫걸음 제사는 아이가 생후 약 10~15개월 무렵, 처음으로 스스로 걷기 시작하는 순간을 축복하고,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안전한 걸음을 기원하는 의례입니다.
명확히 '제사'라는 이름이 붙지만, 실제로는 제례 형식보다는 축하와 기원의 의미를 담은 소박한 가정 행사에 가까워요.
주요 목적
- 아이가 안전하게 잘 걷기를 바라는 마음
- 넘어지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
- 조상이나 신에게 보호와 축복을 비는 마음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지역과 가정에 따라 다르지만, 전통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절차나 요소가 포함됩니다.
1. 간단한 상차림
- 밥, 국, 나물, 과일 등 소박한 음식으로 차려요.
- 요즘은 과자나 떡으로 대체하기도 해요.
- 조상님께 드리는 상이 아닌, 아기의 첫걸음을 축하하는 의미의 상이예요.
2. 기원 의식
- 아이에게 "넘어지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라고 말하며 축복.
- 가볍게 절을 시키거나,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첫 발’을 함께 걸어 주기도 해요.
3. 첫 신발 신기기
- 첫걸음 제사 때 처음으로 신발을 신겨 주는 경우도 많아요.
- 이는 아이가 외부 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음을 상징합니다.
요즘식 첫걸음 제사, 이렇게 해요!
요즘은 꼭 제사라는 형식이 아니더라도, 기념 촬영과 축하 파티 형식으로 많이 변형되고 있어요.
- 가족끼리 작은 케이크로 축하
- 첫걸음 동영상을 찍어서 추억 남기기
- 베이비 포토 촬영과 첫 신발 기념사진
이런 점도 기억해요!
- 종교적 의미보다는 가족의 축복과 사랑에 중심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형식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성장을 함께 축하하고 기억하는 따뜻한 마음이에요.
마무리하며
아기의 걷기 발달은 단지 운동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의 자신감, 부모와의 신뢰감,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입니다.
혹시 아이가 또래보다 늦게 걷더라도, 조급해하지 마세요.
아이의 발달은 때로는 곡선형으로 이루어집니다. 지금은 느릴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예상보다 더 빠르게 따라잡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아이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당신의 아이도 자신의 시기에 맞춰 찬란하게 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걷기 발달에 대한 걱정, 이제는 정보와 지혜로 천천히 풀어가 보세요. 아이의 발걸음과 함께, 부모님의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지기를 응원합니다.